2012年12月2日 星期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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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] [35] 남길 게 그리 없어 지린내를 남기셨는가
Dec 2nd 2012, 14:30

아래로 휜 소나무 외가지가 멋들어지다. 의지가지없는 덩굴은 축 늘어졌다. 사내 하나가 지금 수상쩍은 거동을 한다. 휘청거리는 몸을 소나무에 기댔는데 한쪽 발이 삐끗, 자칫 모로 쓰러질 판이다. 보아하니 눈꺼풀은 천근만근, 돌아가는 형편을 알 리 없다. 꼴사나운 건 갓이다. 걷는 길에 어느 집 담벼락을 들이박았는지 챙이 뒤틀리고 모자가 짜부라졌다. 몸을 다 구긴 처지에 얼굴인들 하마 성할까. 망건 사이로 머리카락이 풀풀 날리고 살쩍과 나룻은 아주 수세미다. 곤드레 취한 사내, 민망한 행색 그대로 딱 걸렸다. 무엇보다 그의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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